AI 진단 오류 배상, 혁신 뒤에 숨겨진 책임의 무게: 의사에게 쏠리는 법적 화살
첨단 인공지능(AI)이 의료 현장에 깊숙이 침투하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AI는 이미지를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등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영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실수했을 때, 즉 진단 오류를 일으켰을 때 그 법적 배상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개발사일까요, 아니면 AI를 사용한 의료진일까요?
현재 국내외 법률 규정은 이 질문에 대해 매우 명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해도, 결국 환자를 마주한 최종 판단자에게 그 책임이 귀결된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한 [더뉴스메디칼 | 조반음 기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의료 AI, 기술 보조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규제 당국의 시선
AI 기반 의료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의료계는 마치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듯 흥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첨단 장비들이 법적 관점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약처 등 규제 당국은 현재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의료 행위를 보조하는 기술 보조재’, 즉 도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청진기나 MRI 기계와 같은 위치라는 의미입니다. AI가 내놓은 분석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 이를 수용하거나 거부하여 최종적인 처방을 내리는 주체는 오직 ‘면허소지자’, 즉 의사뿐이라는 해석입니다.
특히 AI 의료기기는 그 위험 수준에 따라 위험 등급 분류를 받게 되는데, 아직까지 AI가 완전히 자율적으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결정하는 고위험 단계의 시스템은 상용화가 제한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등급 분류가 책임 소재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AI가 아무리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의료인의 전문적 주의 의무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정 공방의 현장: 손해배상 주체는 결국 의료 행위의 최종 판단자
만약 AI의 추천에 따라 의사가 진단을 내렸고, 그 진단이 치명적인 오류(오진 리스크)로 이어져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 주체는 누구로 지정될까요? 법조계는 이 문제를 명확히 했습니다. 의료법상 의료 행위의 주체는 면허를 가진 사람이며, 이들이 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우리누리의 변창우 변호사는 대한병원장협의회 2025 추계학술대회 강의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제공한 정보에 오류가 있더라도, 의사가 해당 정보를 검토하고 자신의 판단을 더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순간, 법적으로 모든 책임은 의사에게 넘어간다”면서, “AI는 법적인 인격체나 면허를 가진 주체가 아니기에, 손해배상의 최종 귀결점은 의료 행위를 실행한 면허소지자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결국 의료 행위에서 ‘인간의 고유한 판단 영역’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는 현행 보건 규정의 핵심을 반영합니다. 의사가 AI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 됐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협력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의료 현장에 새로운 윤리적, 법적 고민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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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알 권리 보장: AI 활용에 대한 고지 의무 강화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면서,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의무가 부과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바로 AI 시스템을 진단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고지 의무’입니다. 환자는 자신의 진단에 어떤 기술이 사용되며, 그 기술이 가질 수 있는 오진 리스크를 인지하고 동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의료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조치로 여겨집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AI 진단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할 때, 그 정확도와 잠재적 오류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료진의 방어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을 때,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규제와 관련하여,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의료 분야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의사: 새로운 오진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이 의료 환경에 깊숙이 들어와도 의료 행위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면허를 소지한 의사에게 남습니다. 이는 의사가 단순히 AI의 결과값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기술이 내놓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환자의 특성과 맥락을 종합하여 최종 판단을 내리는 능동적인 책임자임을 의미합니다. AI 시대의 의사는 기술 자체의 리스크뿐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오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AI의 도움을 받아 진료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한 기술이 가져오는 법적 책임의 무게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AI를 단순히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이해하고 오류 가능성을 예측하는 전문가적 역량을 갖추는 것이 미래 의료의 핵심 생존 전략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더뉴스메디칼 | 조반음 기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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