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꼬는 습관의 숨겨진 위험, 척추 뒤틀림과 소화불량의 주범으로 지목
오후 3시, 김 대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로 깊숙이 꼬고 앉아 모니터를 응시합니다. 등받이에 기대어 편안해 보이는 자세지만, 사실 김 대리는 몇 달째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더부룩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위장약을 처방받아도 그때뿐, 속은 늘 불편합니다. 그는 자신의 척추가 약간 휘었을지 모른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불편한 소화기 증상이 매일 반복하는 ‘다리 꼬는 습관’ 때문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단지 편안함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이 자세가 척추의 문제를 넘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소화 기능까지 교란하고 있다면,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일그러진 자세가 복강 내 장기에 미치는 압력
다리를 꼬는 순간, 우리 몸에는 즉각적인 구조적 변화가 발생합니다. 다리를 위로 올리는 쪽의 골반이 상승하고 반대쪽 골반은 하강하면서 골반 전체가 비틀리게 됩니다. 이 비틀림은 요추(허리 척추)를 회전시키고,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무너뜨리는 주범입니다.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휘게 되면, 단순히 허리 통증만 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척추와 연결된 갈비뼈, 그리고 복부 근육의 긴장도가 달라지면서 복강 내부의 장기들이 불균형한 압력을 받게 됩니다.
특히 소화기관인 위와 장은 복강 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여야 원활한 연동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꼬아 자세가 틀어지면, 한쪽으로 장기가 쏠리거나 압박을 받게 됩니다. 장기들이 물리적인 압박을 받으면 혈액 순환이 저해되고, 이는 소화액 분비와 연동 운동의 효율성을 떨어뜨립니다. 결과적으로 음식물이 위와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심지어 변비까지 유발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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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 비틀림’이 부르는 자율신경계의 교란
소화 기능은 단순히 장기의 움직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소화와 흡수, 배설을 조절하는 것은 우리 몸의 무의식적인 시스템인 자율신경계의 역할입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긴장, 활동)과 부교감신경(이완, 소화)으로 나뉘는데, 소화 활동은 주로 부교감신경이 담당합니다. 부교감신경의 주요 통로 중 하나는 척추를 따라 내려오는 신경 다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다리를 꼬는 습관으로 인해 골반이 만성적으로 비틀리고 척추가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 주변 신경 다발이 압박을 받거나 과도하게 자극될 수 있습니다. 특히 흉추와 요추 부위의 신경 압박은 부교감신경의 활성도를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을 우위에 두게 만듭니다. 우리 몸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에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긴장 상태에서는 소화 활동이 최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부교감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만성적인 소화불량 상태가 고착화됩니다. 이는 소화기능 저하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저하와 만성 피로까지 연결되는 전신적인 문제로 확대됩니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병원장은 “다리 꼬는 습관은 단순히 골격계를 비틀리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복강 내 장기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특히 소화기관으로 가는 신경 흐름을 방해하여 만성적인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척추의 정렬이 무너지면 전신적인 불균형이 초래되며, 이는 소화기 질환 뿐만 아니라 두통,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세 교정이 소화불량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열쇠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겪는 많은 사람이 위산 억제제나 소화제를 복용하지만, 이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다리 꼬는 습관이 원인이라면, 약물 치료보다는 자세 교정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골반을 정렬하고 척추의 긴장을 완화하면, 복강 내 장기에 가해지던 압박이 해소됩니다.
자세 교정은 장기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안정화를 돕습니다. 척추 주변의 신경 압박이 줄어들면 부교감신경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는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고 장의 연동 운동을 정상화하여, 약물 없이도 스스로 소화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줍니다. 자세 교정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지만, 꾸준히 실천할 경우 소화 기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과 만성 통증 개선에 기여합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바른 자세 습관
다리 꼬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앉을 때는 다음의 네 가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의자에 깊숙이 앉아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허리를 곧게 펴야 합니다. 둘째,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도록 하며, 무릎의 높이가 엉덩이보다 약간 낮거나 같도록 조절합니다. 셋째, 다리를 꼬고 싶을 때마다 알람을 설정하거나 메모를 붙여 의식적으로 자세를 풀도록 노력합니다. 넷째,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여 척추와 골반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른 자세는 단순한 미용이나 골격계 건강의 차원을 넘어,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 기능인 소화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는 필수 조건입니다. 만약 오랫동안 원인 모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습관적으로 꼬고 있는 다리를 풀고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건강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영관 광주바로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자세는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소화불량이나 만성 통증을 겪고 있다면, 약물 치료에 앞서 자신의 앉는 습관을 점검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 앉아 일하는 현대인들은 30분마다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하는 노력을 통해 건강한 신체 균형을 되찾아야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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